커피타임 230

늙은 호박찌개

2014.11.12라디오첫 한파 주의보다.가을의 흔적은 아직 있는데.. 늙은 호박 썰어 고추장찌개를 끓여서잡곡밥에 고들빼기 쌈장 찍어 점심을 먹는데 늙은 호박찌개에서화장도 하시지 않으시던엄니 장롱서랍에 있었던 박가 분 냄새가 난다. 싫다. 분 냄새..그러면서 자꾸 숟가락이 간다. 중독 같다. 늙은 호박찌개엔옛날 엄니의 분 냄새가 난다. 엄니가 아닌 것 같아서 싫은 분 냄새.싫다 하면서 자꾸자꾸 숟가락이 간다

커피타임 2015.12.24

국화차 2

국화차 2 햇살 좋고. 바람 살살거리는.. 벌들은 네게 취하여 춤추고 노란 꽃잎이 가장 향기로운 때내 너를 꺾어 버린다고 서러워 말아라. 내일이면 서리 내리고,벌들은 돌아가 버린다네. 데치고 말리고, 또 말리고...네 향기와 고왔던 그 모습,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어느 추운 겨울날, 화롯가에 앉은 그의 찻잔 속에서살포시 다시 피어나리니 그때에 이 가을의아름다운 날을 이야기 하리니...  2013.11.12

커피타임 2015.12.07

국화차

국화차작년 11월 산막이 옛길에흐드러지게 피어있던노란 산국화를 보고, 국화차를 만들고 있는내 모습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꿈으로만 끝나지 않을까..자신은 없었다.혼자서 시작해 볼 수 있는일이 아닐것 같았기에. 거봉리 가는 길은,코스모스 꽃길부터 시작이였다. 아침의 안개와 운무가 드리운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강줄기 보이는 언덕이면타서 가지고 간 커피 한모금으로.. 코스모스 지고나면많이 허전하겠다 싶었던 길가에, 언덕에... 아~ 산국화!여기저기 산국화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난 토요일,처음으로 만든 국화차,마시면서 향기에 취해버렸다. 야하지도, 가볍지도 않은은은한 맛과 향기의 격, 꿈이 현실이 되었다.2013.10.23

커피타임 2015.12.07

들꽃

들꽃처럼 눈에 띄지도 않는적은 돌을 의지하여피고 지는 들꽃, 그 얼굴 한번 보려고무릎을 꿇어 고개를땅에 묻어보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들꽃을 닮고 싶다. 삶의 가치관을말을 한다는 것도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들꽃같이계절의 흐름에 따라 피고지는들꽃을 닮고 싶다 잠시 잠깐이라도무념무상의 경지를 흉내 내어보기에는너무도 속되고,가치도 없는 끼가 흐르는 나... 들꽃을 닮고 싶다. 나는..  ..............................................................................  들꽃 같은 할머니눈 마주치면 나도 덩달아 미소가 피어오른다.이름 모를 수많은 들꽃을 취하고 보낸 세월 탓으로들꽃의 얼굴을 닮아버렸나 보다. 안개비로 아침 단장하고는,방에서 편히..

커피타임 2015.12.05

버드나무

버드나무 깊은 강에 깊숙이발 담그고 서 있는 버드나무.이파리 한잎 두잎물위로 떠내려 보내고 있다. 지난날 하 많은 사연들을 노랗게 적어서사르르 사르르 떠내려 보내고 있다. 그리움과 슬픔에 겨워물가에 앉았던 여인의 사연일랑은아무것도 못본척 모르는척그냥 빈 사연으로 흘러 보내주오. 달빛에 겨워 춤추던 여인의 사연이나파랑새가 나무가지에 마음 앉혀 노래하던 사연은..  발밑을 꼬물꼬물 간지럽히며 그대 춤추게 하던물고기들의 사연일랑은 빼곡히 적어 보내주오. 물위에 수없이 떠내려가던 노란 잎..그대 분신은눈이 시리게 그리움이 된다한들 시린 눈에 가득가득 담아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리라. 흐르는 나의 강 따라..꽃잎처럼 흘러가는 버들잎 따라서...

커피타임 2015.12.05

낙엽

낙 엽 2013년 11월 1일덕평 가는길 나무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추고 있다. 점잖던 큰 나무들은 휘파람 소리를 우우~내며작은 나무들은 온 몸을 흔들며 덩실덩실 춤추고 있다. 아~ 나는잉태와 탄생의 계절이 봄으로만 알았네. 휘파람 소리에 맞춰 우루루 내리는 나뭇잎은흥에 겨워 대지를 구르고 까불거리며 춤추고 있다. 모태에서 떨어져 내리는 축제의 날, 사르륵 사르륵 대지 위에서 구르고나는 네 리듬에 맞춰서 자박자박 발 구르며손뼉치고 아이처럼 활짝 웃고 한바탕 춤을 추자.  새로운 잉태와 탄생이 있는 한내려놓고, 떠나보내는 것도 서러운게 아니고.. 너도, 나도,오늘 이 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날일지니~ 사르륵 사르륵..자박자박 발 동동거리고 손뼉치며눈물이 날만큼 깔깔 웃고 춤추자 우우~~~모태의 휘파람 소리는속..

커피타임 2015.12.05

나의 색깔

불을 켜지 않는다. 불을 밝히면나는 무대에 선 배우가 되고 불 켜지 않으면침대 창가에 비치는 눈 덮인 산,밤하늘의 별, 차가운 달,나는 침대에 앉아 관객이 된다 술 한잔 마신다.눈 덮인 산이, 차가운 달빛이..은하수별빛 때문에마신다고 변명하지만, 혼자 마시는 술잔은내심의 깊은 색을 마시는 진한 색깔이나의 색으로 남네 진한 색깔도달빛처럼 별빛처럼승하시키고 싶은 어줍잖은 욕심, 그리움이 가득한 색깔 고요하고 새까만 공간에 앉아눈 덮인 산과 들을 바라보는 관객.. 술기운은 점점 차올라뜨거운 불덩이가 되어옷 훨훨 벗어 버린다. 관객이 더 뜨거운 주인공이 된다. 훨훨 타오르는 몸과 마음에.그리움이 짙어가는이 밤이 좋아서 한잔 더 마시고 벌거숭이가 된 나는,창가의 달님보며 춤을 춘다. 덩실덩실 달도 나도 서로마주보..

커피타임 2015.12.05

안개

안개발걸음만 열어놓고 하늘, 산, 강, 그리고 마음.. 모두 농도 없는 짙은 회색빛, 나는 나의 강으로 걸어간다. 그 흥분 시절은 흘러갔고.몽한의 희미한 미래를 보는듯한 안개,  발걸음도 짙은 회색빛의 안개가 되어 느리게.. 마음으로 보이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나의 강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눈을 감고 안개가 되어 걸어가고 있다.이미 마음으로 보이는 길을 느리게.. 뚜벅뚜벅 걸어간다.2015.10.16

커피타임 201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