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깊은 강에 깊숙이
발 담그고 서 있는 버드나무.
이파리 한잎 두잎
물위로 떠내려 보내고 있다.
지난날 하 많은 사연들을 노랗게 적어서
사르르 사르르 떠내려 보내고 있다.
그리움과 슬픔에 겨워
물가에 앉았던 여인의 사연일랑은
아무것도 못본척 모르는척
그냥 빈 사연으로 흘러 보내주오.
달빛에 겨워 춤추던 여인의 사연이나
파랑새가 나무가지에 마음 앉혀 노래하던 사연은..
발밑을 꼬물꼬물 간지럽히며 그대 춤추게 하던
물고기들의 사연일랑은 빼곡히 적어 보내주오.
물위에 수없이 떠내려가던 노란 잎..
그대 분신은
눈이 시리게 그리움이 된다한들
시린 눈에 가득가득 담아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리라.
흐르는 나의 강 따라..
꽃잎처럼 흘러가는 버들잎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