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51

골목길

골목길 마주한 눈길은 시공을 초월한 듯그대로 얼어붙어 버리고그대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발자국 소리는 이미 이 골목서 저 골목으로 후다닥 따르는 발걸음 마음 바삐 옮겼으나 발걸음 소리는 골목을 진동하나 눈길은 이미 또 저 골목으로 또 따르며 소리 내어 불렀으나 발걸음 소리만 귀에 쟁쟁.. 돌아서가는 발걸음이 다음 골목에서 더 가깝게 들려오니 그대로 멈춰서서 그대 뒷 그림자를 그려 보네. 마음의 거리는 맞닿는듯하였으나 늦춰지지 않는 걸음은. 시간의 거리가 꼭 저만치 남아 있었네 한 골목 돌아선 눈길의 거리만큼.

오늘은 2024.11.24

아침 月

밤새 숨바꼭질하며 놀자하던 구름 내내 술래만 하라며 울리네. 세상 밝아지니 바쁘게서쪽으로 서쪽으로 달아나며 모두들 술래라니 꼭꼭 숨어있어라 하네. 이제사 겨우.. 내 숨을 곳은 어딘지? 또 울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아니, 내가 숨을 곳은 어디지... 형광등 밝힐 사람을 기다리며 하늘을 모르고 우뚝 솟은 아파트 아침 햇살도 창문으로 밝혀내니 하얀 달은 어디에 있어야 할지를 잃고 걸렸네. 어제 내렸던 비구름은 내내 숨겨주고 달래주리라 하더니 바쁘게 달아난다.  **동쪽서 해 떠 오르니어이하나 하얗게 맑아진 달 건물 뒤에 꼭꼭 숨었으니 밤새 같이 노는 놀이라며울리더니 해 떠 오르니 모두들 달아나기 바쁘다 하네. 나는 어디에 있어야하나.

오늘은 2024.10.20

낙서

내가 그린 첫 그림은 아버지께선 우뭇가사리등등으로마루벽에 회벽으로 하얗게 단장하셨다. 그 하얀의 유혹아버지 쓰시던 푸른 색연필 두 동강내서한 동강은 남동생 손에 쥐어주고는 나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가로줄 길을 그리며 동생도 덩달아 가로줄을 신바람이 나서이쪽 벽에서 저쪽벽 끝까지.. 신났었던 기억 뒤의 고달픔. 그 그어진 길이 만큼이나 깨끗이 지워내야 하는 벌은. 그려지는 일순간이지워내는 긴 시간의 고통과지루함 그 남은 추한 흔적.. 그곳에 어떻게 다시하얀으로 지워주셨지만. 크게 나무람 없이 내려진무서운 벌도 어제처럼 선명하다. 내 아이들에게는아예 하얀 전지를 벽에 붙여 주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더 곱게 피어나는지.. 답은 없다.

오늘은 2024.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