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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

다이제스트로 된 책은 읽기 싫어했다.  선택한 책 버거워하면서도 덮어 버리지를 못하고 정독한다.  곁눈질한 다른책을 봐야겠기에..그래서 더 덮어버리지 못했다.  다른곳으로 이미 마음을 보내고글씨만 헤아리고 있더라.  고요한듯한 마음은 수없이 변하는 변덕장이다.삶도 변화 무쌍이다.  미련하고 변덕스런 그녀 곁에 몇십년 인연으로 남은 님들은은사님, 친구, 아우들이..한결같이 진국인 사람이더라.

커피타임 2017.08.10

피서

물고기들은..어린남매 노는 소리는 멀찌기 흐르는 강물소리와  어우러져 꿈길 같고,양반자세를 물에 담궈두고  무한한 시간 보내는 그녀 곁에서도 스치며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얕은 물길 모래바닥에 조그만 발가락 꼼지락거리며 왔다갔다하는 모양새며 조잘거리는 맑은 소리의 애기남매,살금살금 모여드는 물고기들이랑 이내 친구로 지내더라.고요앉은 그녀는 잠시,어울리지 않는 개구진 표정에  혼자서 비실비실 새는 웃음이 이상하더만..ㅎㅎ무릎곁에서 놀던 고기들은 놀란 지느러미 살랑이며 저리가고저만치서 노닐던 고기들은 바쁜듯 그녀 곁으로 모여든다.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ㅋㅋ잠시잠깐의 혼란은 빠르게 흘러가고.세월은 빠르게 강물따라 흐르지만,애기들도 그녀도 물고기들과  친구되어 보내는... 여유롭고 황홀한 순간을 강물 깊숙히..

오늘은 2017.08.08

배암~

이곳에 들락이는 들고양이와까치 친구는 하얀 와이샤스에 까만옷을 입었다. 아침 비오기 전 마당 구석구석을 돌며 오이랑 고추도 따고꽃들과 눈마춤하는 중에  까망고양이와 똑같은.. 까치색과 똑 같은..새까망에 배쪽의 하양 얼룩이 있는 크다란 배암이~  나보다 먼저 마당을 돌고 저쪽에서 스르르 스르르 느리게 언덕으로 오르고 있었다.  발걸음 멈추고 숨죽이며 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오히려 놀라고 있는 중이다.내 친구들의 옷색깔과 같은 익숙한 색깔 때문인가?  뱀에 몇번 놀란 나는 그 징그러움과 공포는 늘상 마구니로 따라 다니는 괴로움이였는데올해는 고양이가 들락이면서 많이 편안해지기도 했고  서정주의 '花 蛇 集' 이나꽃과 여인을 아름답게 그리는 천경자 화가의 그림속 배암을 생각하며 나를 달래고늘상 빌었다. 눈에 ..

오늘은 2017.07.31

생일

애미라고 불려지는것 만으로도삶의 가치가 부여되는..오늘은 내 딸이 태어난 날이다.  자식의 생일이 내생의 최고의 날인줄은자식을 낳고서야 알았다.  나의 엄니는 생일상 차려서옆에 앉혀놓고 두손 비비시며 염원하셨다.구체적인 건강을..남의눈에 꽃과 잎과 같이 보이고말의 덕이 있기를..그리고 마음먹은 일은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빌어주셨다.  생일때 마다 빌어주시는 염원으로좋아한다.사랑한다는 말은 한번도 없었어도철들고 덥썩 안겨본적도 없었어도공부해라는 말을 한번도 들어본적 없었어도엄니 마음을 다 받고있음을 느끼며 살았고항상 내 생일은 내가 주인공인줄로만 알았다.  나는 자식의 생일상 차려 염원하지도 않았고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한적도 없이일년에 두번씩 자식의 생일때마다  내 인생의 최고의날로 생각하고 산다.

오늘은 2017.07.29

물같이 바람같이..

세월은 잠시잠깐이고하루는 길다.  종일 방에서 마당으로마당에서 방으로..종종거리다저녁무렵에 비가 쏱아지니 마루끝에 앉아 하염없는 시간에 나도 흐른다.  하늘과 산과 나무.. 모두가 회색으로빗소리에 어우러져 흐르는 음악은  청산은 나를보고..하늘은 나를보고.........물같이 바람같이..  나도 같은 음율에 어우러져빗소리가 되었다가노랫가락이 되었다가..  스쳐 지나는 그들이 그리우면 그리운대로..비와 어우러진 마음도 흠씬 젖었다 한들..회색빛 운무되어 하염없이 흐른다 한들..  이곳에서 무던히도 삭여졌나보다발버둥없이 그대로 받아 안는다.

오늘은 2017.07.28

심심한 그림

참 심심한 그림을 그려놓고는 얼른 스케치북을 넘겨 버리고  마당으로 나간다.호미로 흙을 마구 파고서는큰 돌맹이를 요리조리 걸음 걸려서  여기 깔려 있던걸 저리로 옮기고저기 깔려 있던건 조~오기에 옮겨심고..  밑돌 뽑아 윗돌로 올리고윗돌 내려 아랫돌 앉히고.  땀 뻘뻘 흘리며 무념으로 들이고새로움을 앉힌다.   그러고 하얀 도와지 앞에 앉으면서아직도 아이의 붓을 가진것 고마운 일이지. 구본웅 화가 '친구의 초상화'이나키스 반 동겐 그림 '양귀비'고흐의 자화상에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언젠가는 내 속의 내가  튀어나올 그림들을 생각하며조용히~또 심심한 붓질로  선을 긋는다

그림 일기장 201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