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배암~

이 금 숙 2017. 7. 31. 21:27

이곳에 들락이는 들고양이와
까치 친구는 하얀 와이샤스에 까만옷을 입었다.
 
아침 비오기 전
마당 구석구석을 돌며 오이랑 고추도 따고
꽃들과 눈마춤하는 중에 
 
까망고양이와 똑같은.. 까치색과 똑 같은..
새까망에 배쪽의 하양 얼룩이 있는 크다란 배암이~ 
 
나보다 먼저 마당을 돌고 저쪽에서
스르르 스르르 느리게 언덕으로 오르고 있었다. 
 
발걸음 멈추고 숨죽이며 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오히려 놀라고 있는 중이다.
내 친구들의 옷색깔과 같은 익숙한 색깔 때문인가? 
 
뱀에 몇번 놀란 나는 그 징그러움과 공포는
늘상 마구니로 따라 다니는 괴로움이였는데
올해는 고양이가 들락이면서 많이 편안해지기도 했고 
 
서정주의 '花 蛇 集' 이나
꽃과 여인을 아름답게 그리는 천경자 화가의
그림속 배암을 생각하며 나를 달래고
늘상 빌었다. 눈에 띄지말고 살자고.. 
 
배암 지나가고 풋사과를 따면서
'아담과 이브.. 사과나무와 배암'의 그림을
머리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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