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잠시잠깐이고
하루는 길다.
종일 방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방으로..종종거리다
저녁무렵에 비가 쏱아지니
마루끝에 앉아 하염없는 시간에 나도 흐른다.
하늘과 산과 나무.. 모두가 회색으로
빗소리에 어우러져 흐르는 음악은
청산은 나를보고..
하늘은 나를보고...
......
물같이 바람같이..
나도 같은 음율에 어우러져
빗소리가 되었다가
노랫가락이 되었다가..
스쳐 지나는 그들이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비와 어우러진 마음도 흠씬 젖었다 한들..
회색빛 운무되어 하염없이 흐른다 한들..
이곳에서 무던히도 삭여졌나보다
발버둥없이 그대로 받아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