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포도나무 옮겨와서
나란히 심고,
매화나무 묵은 가지는 잘라져있고
곁가지 많은 나무가 꽃은 이쁜데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베어 버려야 겠다길레
내가 옮겨 가겠다고 했더니
가져 갈 수 있으면 두거루 다 가져가란다.
점심먹고 리어커에 천년초 두거루 답례로 뽑아서 갔다.
파기 시작한 매화나무 끝이 없어서 안되는건가 했더니
마침 동네 새마을 지도자 지나가면서 하루종일 뭘 파느냐고..ㅎ
자동차에 끈을 묶어 뽑아주네.
그 자리에 천년초 대략 심어놓고 왔다.
온 어깨가 뻐근하지만 여세를 몰아 풍년화 두 거루도 심고,
피고 질 꽃나무를 상상하니 행복해 졌건만
남겨진 한 거루 매화나무는 더 큰데 어쩌지..
우리집서 하는 작업이라면 며칠이 걸려도 포기는 않겠건만..
씻고 인사라도 드려야 겠길레 찾아 갔더니
대뜸 내일 또 파 가라고 하네.
얼마나 힘든지는 짐작도 못하는것 같다.
고맙다고..이쁜 나무를 주셨는데 나는 드릴게 없어서
내게서 제일 귀한 천년초 심어 두었다고..
싫으시면 천년초 물 오르고 통통해지면 뽑아서 술 담으시라고..
여자가 마실려면 도수 낮은 소주 많이붓고 담아서
한 두해 묵어야 좋더라고 했더니
꽃 피우고 많이 키워서 담아 보겠다고 고마워 하시네.
낼 매화나무 또 파 가라면서..
꽃피면 자고 일어나 바로 볼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신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