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도 이러 했을진데.
내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낮선 사람들에 대한 긴장감에
지난해의 추위 촉각은
기억해 내지를 못하겠고,
며칠째 계속되는 한파는 대단하다.
어제는 회관 밥하는 당번이라 핑계로 아예
따뜻한 회관에서 지내야지.
점심은 반장댁이 봄에 데쳐 보관했던 쑥국에
호박 오가리볶음, 일미볶음..잘 먹고
집에 잠시 왔더니 썰렁하기도 하지만
바깥을 돌고 들어서면 잊었던 서글픔이 돋아나
다시 회관으로.
저녁엔 호박범벅 한다네.
신바람이다.
재래식으로 만드는 과정의 재미의 기대감.
오총장님 전화 와서
"추운날씨에 걱정되어서 마지막으로 전화해 본다.
건강 챙기고 잘 견뎌라.'"하시네
주변때문에 간단히 답하고 마무리 지었지만, 코끝이 찡해진다.
상 차릴 무렵
별식이라 이장과 부인이 들어서면서
이장부인은 눈마춤에 반색을 하며
설겆이하는 내 뒤에 와서 허리를 꼭 끌어 안으며
"회관에 오니 이렇게 좋건만 .."하는데
뜨거움이 밀려와 돌아보지도 대답도 않았다.
등뒤에 여러사람의 눈길을 받았으리.
사람의 체온!
잠잠히 있었지만
이미 몸과 마음의 교류는 서로 전류가 되었으니.
귀촌의 고독이 같은 색깔이였겠다.
오늘은 종일..그림 잘 안되네..
김용택 시집 '나무'를 읽으며 공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