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삶

매화나무

이 금 숙 2016. 3. 7. 19:46

 

오전엔 포도나무 옮겨와서

나란히 심고,

 

매화나무 묵은 가지는 잘라져있고

곁가지 많은 나무가 꽃은 이쁜데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베어 버려야 겠다길레

내가 옮겨 가겠다고 했더니

가져 갈 수 있으면 두거루 다 가져가란다.

 

점심먹고 리어커에 천년초 두거루 답례로 뽑아서 갔다. 

파기 시작한 매화나무 끝이 없어서 안되는건가 했더니

마침 동네 새마을 지도자 지나가면서 하루종일 뭘 파느냐고..ㅎ

자동차에 끈을 묶어 뽑아주네. 

그 자리에 천년초 대략 심어놓고 왔다.

 

온 어깨가 뻐근하지만 여세를 몰아 풍년화 두 거루도 심고,

피고 질 꽃나무를 상상하니 행복해 졌건만

남겨진 한 거루 매화나무는 더 큰데 어쩌지..

우리집서 하는 작업이라면 며칠이 걸려도 포기는 않겠건만..

 

씻고 인사라도 드려야 겠길레 찾아 갔더니

대뜸 내일 또 파 가라고 하네.

얼마나 힘든지는 짐작도 못하는것 같다.

 

고맙다고..이쁜 나무를 주셨는데 나는 드릴게 없어서

내게서 제일 귀한 천년초 심어 두었다고..

싫으시면 천년초 물 오르고 통통해지면 뽑아서 술 담으시라고..

여자가 마실려면 도수 낮은 소주 많이붓고 담아서

한 두해 묵어야 좋더라고 했더니

꽃 피우고 많이 키워서 담아 보겠다고 고마워 하시네.

 

낼 매화나무 또 파 가라면서..

 

꽃피면 자고 일어나 바로 볼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신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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