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염원

이 금 숙 2019. 1. 8. 13:07

쨍~한듯한 날씨의 밤

 

목욕제계 하시고 깨끗한 옷 갈아 입고서

부엌에는 삼색 나물 무치는 참기름, 깨소금 냄새.

쌀밥짖는 구수한 냄새가 진동이며

 

바쁜손길로

한지, 성냥,향, 양초,명태 막걸리 주전자 ..

 

어린 맏딸 머리 감기고 

속옷까지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혀서

한손은 막걸리 주전자 들리고

한쪽손 꼭 잡고, 자신의 한손도 머리의 함지박 잡고

바쁜 밤길 걸어 바닷가에....

 

모래 좋은곳 자리 잡으시거나

바위 깨끗한곳 자리 잡으시고..

음식차려 촛불켜고 향피워 올리시어

 

용왕님을 부르시어  빌고 비신다..

 

미련한 인간이...

이씨주왕에 박씨명당이라 하셨던가...?

그의 자녀 맏딸.. 이름 불러 어찌어찌 살펴주시사 빌으시고

자녀들 이름 일일이 불러 고하시며 굽이 살펴주시라 하시었던가..?

 

마주 앉아 젯밥 먹고 과일 조금씩 먹고

"뒤돌아 보지 말라"시며 손 꼭잡고 돌아 오는길..

그 말씀에 뒤돌아 보고싶은 맘.. 그 유혹을 이겨냈던 기특함..

 

그 많은 물고기들로 깨끗한 밥을 만들어

이몸 살을 만들어 키워 올리셨으니..

 

엄니는 일년중.. 설,추석명절, 보름명절,

자녀 없으신 조상님 부부의 제사와

아버지, 자녀들 생일때 마다 새벽 큰상 차려

빌고빌어 정성들여 키워주신 그 공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으네.

 

그 염원이 차곡차곡 재워져

이몸의 영혼을 맑혀 주셨으니..

 

굽이굽이 명줄 이어짐도 그 덕분인줄로..

 

어떤 종교 의식에

자식이 가족이 먼저 앞세워진 이 같은은 손 비빔이 있을까.

 

바로  엄니 사랑의식 의 관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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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포 공원이 조성되기전 넓은 공터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스님들과 신도들..

일붕선사의.... 큰 모임인 자리에

 

잿빛 하늘과 땅..

 

그녀는 어떤 연유로 그자리에 앉게 되었는지..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도 모르는듯..

 

그녀는 갑사 비단 날개옷 날아갈듯 입고서

화장은 한듯 않은듯, 웃음도 있는듯 없는듯.

수많은 사람들 속에 핵이되어 앉아서

 

각 사찰의대표스님과 신도들의  방명록을 적게하고

봉투를 받아 자루에 넣게 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 흐르는 색깔이

무지개빛의 비단실처럼 하늘을  날으고

수많은 사람들의 예를 갖춘 절을 주고 받으며

꽃이되어 본 피어난 날도 있였다.

 

"남의 누네 꽃과 잎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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