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가 세월에 얹어놓고 앉아보니.
나를 그렇게도 미워하던 너도
서로가 서로의 몸 부딛치고
부서져내리며 울리던 굉음도
나를 그렇게도 사랑하던 너도
서로가 서로의 몸 부딛치며
끌어안고, 또는 밀려나면서
부서져내리며 울리던 굉음도
바람이 흐르는대로
파도가 쓸어주는대로
서로가 서로를 매만지며
좌르르 좌르르 노래하네
속내는 꽉찬듯, 푸석푸석한듯
울퉁불퉁, 숭글숭글 할지라도
너도 나도 맨질맨질 빤질빤질
동글동글 빤댓돌되어서
좀 붉고 좀 하얗고,
좀 푸르고 좀 검정색..
모두가 노을, 한빛에 찬란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