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산책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항상 모자라는 나에 대해서
길을 잡아주거나 나를 기대일곳은 없고
나를 맡겨놓고, 자유로웠던 적이 없이
늘 부끄러움에 움츠려 들었었던
쭈굴쭈굴한 부족한 내 모양에 갈증이 많았다
내 삶의 진정 자유로운 요즘..
그래 술을 많이 못마시니 다행이고
게임을 즐길줄 모르니 다행이고
돈이 없어서 다행이고
계산할줄 몰라서 다행이다.
노래를 잘 부를줄 모르니 다행이고
춤을 출줄 모르니 다행이고
남앞에 말을 잘 못하니 다행이다.
못나서 다행이고
날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림도 못 그리니까 다행이고...
웃으면서 ...
모자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아직 한참 걸어야 하는데
남보다 많이 모자란다는 것이
결국 가능성인것이야..
멀어진 겨울 햇님이 하얗게 웃는 저녁
나도 하얗게 웃으면서 걷는 겨울 저녁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