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몸 구석구석까지 촉촉히 적시고
마음 밑바닥까지 파문을 일으킬 만 하건만,
애기 덕분에 하루 잘 넘어 가는것 같다.
사람,
자기가 아는 것 만큼만 느끼고 전율하는걸까?
아니면 묻혀져 있던 감각을 꺼내서
무뎌지게 길들이는 것이 성숙인가?
문득,
인생살이..
어느 글귀가 생각난다.
삼간집에 삼시세끼 밥상 차려서
늙은 마누라가 하루 석잔 반주 따뤄주면
사나이 인생 잘 살은것 아닌가.
이 얼마나 멋스러운 삶인가.
거봉리의
운무 가득한 산,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가 있는 가을비..
꿈을 꾸는듯한 아름다운 그림으로
행복해 하는 이 여인의 삶도.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