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금 숙 2013. 8. 22. 12:04

 

 

화창하던 날씨가 흐려지고 있다.

 

바느질이라도 할까 하고

모시조각을 펼쳐보고, 접어 버린다.

 

아무것도 않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하루를 보내도 괜찮다.

뭔가 해야되고, 생각을 가져야 된다는

압박감에서도 해방되어 간다.

 

거울을 본다.

꾸미지 않고 새까맣게 그을린 자유로운 얼굴에

누구의 의식도 필요없는 아주 편한 복장의

못난이가 앉아있어 히~ 웃어본다.

좀났다.나의 화장은 웃음으로..

 

창고방에 있던 책들이 생각났다.

찬찬히 살펴보니

 

중학교 1년때 아버지의 책장에서 꺼내서

밤새워 읽었던 운현궁의 봄.

헌책방 드나들며 보았던,

상록수..데미안, 소설동의보감..등

내  기억에 더하여 추억으로 떠 오르고 

 

작가 이외수, 이문열의책 한권씩..

그외 임선영의 소설..

그리고 추구하고 싶었던 삶이 묻은 전공서와

꿈많은 소녀의 감성에 읽었음직한

책들이 먼지에 쌓여 앉아 있네.

 

낡은 책들이 따뜻하고 정스럽다..

본적없은 책주인과

따뜻한 차를 같이 마시는듯한 느낌이다.

 

생택쥐베리 작인 '전시 조종사, 어린왕자'

'컷 자료집' 두권의 책을 빼어들고 나오니

마음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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