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 같이 서 있으면서도
자의든 타의든 둘 사이를 빠져 나가는
바람 한줄기가 느껴지는 순간
내 가슴엔 언제나 동그라미가 하나 생긴다.
그 동그라미가 금방 사라질 비누방울일찌
개체의 분열 같은 아픔을 만들지는 모를 일이지만.
보지 않고도 섬세하게 느껴지는 것이거나
너무 많이 보여서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거.
갈증이 있다는 건
아직 한참 젊음이 남아있다는거.
가슴속에 있는
성벽 같이 단단하고 커다란 동그라미에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자신이 아까워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는 것 일수도..
채워줄 사람도 없음의 고독이 아타까움이다.
아직 젊음이 남은탓이 겠거니 하는 순간도
잠시 잠깐에 지나버릴 것이고,
결코 사람들은 상대로 인하여 속 채워 낼 수 없음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