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게 비 내리고..
겨울이 마당으로 따라들어 온다
맨드라미 갈변하고 말라져
씨앗을 잔뜩 품은 모습.
저도 나도 안스러울것 없지만,
눈이라도 내려 머리에 앉으면
내 너를 안스럽게 생각하여
그것이 너를 괜히 슬프게 할까봐
씨앗 흙에 뿌리고 곱게 내려준다.
햇살 좋은날 바싹 말려서
그 찬란히 붉은날 처럼
활~활 태워주기로 하고..
*****
작품으로
영혼을 불사르는 작가들이
현실을 더하여 아파하는 모습.
사계절 자연의 풍광을 다 가지고 있는
나의 여유로움과 자유로운 영혼이
그들에게 괜히 미안해진다.
현실은
맑은 영혼을 얼마나 갉아 먹는지를.
너무나 절실하게도 나도 잘 아는 까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