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높은 예술은
기와 예의 적절한 조화일 것이다.
사람의 품격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감성에 치우친 사람, 예를 앞세운 사람,
젊은 날에는 넘치는 감정들을
절제시키는 것이 미덕이라고,
속내를 숨기고 무표정하게 억압하는데 훈련 되었었다,
젊은데 얼마만큼이나 감정조절이 되었을까 마는..
그것을 풀어내는 그림이라는 돌출구가 있어서 잘 넘겼을 것이다.
아이들을 키워 내려면 나를 숨죽여야하고,
인내하고, 삼키고 살아야하는 일에 또 다른 훈련이 되었을 듯,
그리고, 풀어내지 못하고 ,뭉쳐지고 다져졌던 것들이
곰삭아서 나의 모습을 만들었고,
사람들에게 해야 할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나름대로의 색실로 모양을 만들기도..
50 나이 넘어서면서 내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하자.
그래서 많이 웃게 되었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삶을 꾸렸다.
마음바탕에 남에게 피해줄 생각이 없었고,
뭔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부터 찾았고,
과감히 도움을 청하기도 했던 것은, 갚음 할 자신이 있었던 것.
감정을 절제했던 그때가 藝였고,
거침없이 풀어내는 그것이 기 였나.
적절히 조화롭고 어우러지는 멋 스러움은
끝내 찾아 내지 못하고 살고있다.
지금, 내게 남은 것이 하나도 없이 소진된 느낌이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이외에 다른 욕심이 없다는 생각으로 살면,
내게도 뭔가 남아서 줄 수 있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하고, 꿈도 꾸었지만,
아주 원시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것과
빚지고 사는 삶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