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고프다 우렁각시..

이 금 숙 2009. 4. 27. 00:31

 

시골길로 가는 버스

차창너머 들판엔 자운영이 물결을친다.

작년에도 저렇게 피어 내 맘을 잡았었는데..

보리의 파릇한 싱그러움과

어쩜 저리도 어울림이 좋은지..

 

어머나~ 마늘이 저만치나 자랐단 말이지..

갑자기 생된장에 풋마늘 톡 하는 맛?

생각으로 침이 고이며 배가 고파진다..

 

엄닌 늘~

수돗가에 쌀한톨 흘러 나가면  

낱낱이 줍지 않으면 야단 야단,

 

쌀 한톨이 밥이 되기까지

농부가 몇번의 손길이 거쳐야 되는지를 

귀에 못이 베길정도 이야기 했어도

철들지를 못하였는데,

 

시골 살면서 내게 마늘한접,

부추한단을 선물하기 위해

얼마나 일찍 일어나야 하는지..

 

돈으로 값어치를 낼수 없는 마음에 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면,철철의 푸성귀를

부엌간 앞에 살째기 갔다 놓고 간

그 우렁각시가..보고싶네.

 

 

산초 양념의 김치를 좋아하는걸 본 직장동료가

어느 월요일  산초 열매를 한움큼 가져다 주면서

어떻게 어떻게 해서 양념하라 길레 그저 고맙다며 받아 뒀는데..

그러고 며칠 후 동료의 손 바닥이  가시 자국인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산초라는 쬐끄만 열매..그 나무가 가시나무며,

일요일 쉬지도 못하고 한움쿰의 산초를 따느라고...

성한곳이 없는 손바닥의 자잘한 가시 상처와 그맘을 보고 눈물이 났다. 

그렇게 나를 철 들이던 시골..

 

울 엄니같은 시골, 가는길

구 도로로 굽이굽이 산길로 가는 버스의  여유로움에

 

깊어진 2009년 4월 봄... 내 일요일이 더욱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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