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요

이 금 숙 2024. 9. 29. 15:29

겨울에  풀은

 

까치설~~

 

어제밤 처마밑에서는

내내 딸랑딸랑 풍경소리

잠길을 멀리 보내더니

 

마당의 햇살에 봄이 묻었다

 

축축젖은 언땅 녹았는가

돌맹이 요리조리 들쳐보니

흙속의 씨앗은, 모르는체 하건만

 

내 마음이 먼저 열려 깡충이네.

 

기어이 호미들고

겨울동안 눈속에서도

흙을 덮고있던 풀, 걷어내니.

 

햐~ 자주색 꽃씨는  부풀어

투명한 껍질뚫어 하얀 콩나물 줄기처럼.

싹을 내고 있었다.

 

풀들을 얼른 다시 덮어주며.

네가 한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그래요~~기특하고, 장하다. 풀!

 

 

잠에서 깨어났지만,

다시 감은 눈을,

아니, 귀를 깨운다.

쾌~에~엑~~~

 

기차가 다가오며

하얀 연기를 뿜어낸다.

 

기차에 탄 사람의 연상도 없이,

저 아련한 과거에서 현재의 내게로..

 

 

서리

마루는 서리로  

조심조심, 사각사각

 

떠오르는 햇살은

마당의 서리를

더 하얗게 부풀리고

 

고요하던 동네, 

집들의 굴뚝에는 하얀 연기가

하늘에 닿으면서 

하늘빛을 하얗게 칠한다.

 

뜨는 기운도,

가라앉는 기운도 아닌,

 

오히려 고요해지는 내맘을

어루만지며 내려 앉히고 

 

내 주변의 마음 속에 있는 모두들,

그리고,모든것에의 감사함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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