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금 숙 2011. 2. 18. 17:53

아주 어린날 시골 마당 넓은집과 돌담, 흙길, 개울...그 기억은 꿈결인가 싶고

시골길 포슬한 흙을 밟는 느낌과 엄니의 푸근한 맘의 느낌이 닮았던가..

 

 

주변 자동찻 길에 매연을 마시고

연탄공장,철공소.유리공장 ..철둑길..

흙을 밟지 않고 딱딱한 시멘트길을 걸으며 

살았던 탓이랴 이기적이고 삭막한 인간인것 같지만,

 

좁은방에서도 메주 곰팡이 꽃을 피우고

꽃이라곤 학교에서 보는 화분,화병이 전부지만

방한컨에 앉은 항아리는 시꺼먼 보자기를 쓰고

부어주는 물은 주루루 흘러 내려 버리고

또 부어주면 흘러 버리더만

어느날 예쁜 콩나물이 커 있는것을 보면서..

그나마 다행인 감성 키우기

 

누룩 냄새에 동동주를 익히시며

어린 자식들을 위해  꾸벅꾸벅 밤을새워가며

부뚜막에 앉아 조청을 고으시던 엄니의

다락엔 1년치 쌀가마가 재여 있었고,

항아리 김장김치는 냉장고 없이도

6월까지 꺼내 이웃들과 나눠 먹으셨건만..

나의 짧은 복은 한달치 쌀포데 만으로 족하였고,

간장,된장 내손으로 담는일 없이 살아 온

엉터리 이사람이 식구도 없는 요즘에서야

엄니 말씀하시던 보릿고개 이야기가 스며 나오고 있었던지

혼자 많이 먹지도 않을 쌀포데가 적은게 맘 편치가 않타.

 

젊은날 나 자신에게서 뭐가 그렇게 귀한것이 많았던지

문고리를 채우고 또 채우던 필요 이상의 불안감이 고독을 만들었고 

변질되어 욕심 많은 모습으로 만 비춰질 껍데기 하나..

실제는 가진것도 가질것도 하나 없는 껍데기의 무게 뿐일텐데

길지도 않을 여행길 바랑하나 조차 버거울것 같음이

슬픔으로 인다.

 

포근포근한 흙길을 걸어서

엄니 당신의 마음에 안길 수 있다면..

 

여튼 보기 싫은 내 모습을 새삼 자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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