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섭다.
감성은 즉시 즉발이고
무지는 두껍고 둔하며
무서움은 점점 날카로워지며
슬픔은 모르는 척 아닌 척
피하고 도망다니다
막다른 골목의 끝을 보고야
울어 버린다 그리고 길게~ 길게
그리고 나를 지배하고
짖 누르며 따라다닌다.
지금은 모든 것에서 도망다닌다.
무지일수도 있고
골목으로 들어서지도 않았으며
몸은 더 밝은 곳으로
마음은 더 깊은 곳에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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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랑을 표현하라 하면
내 아이를 낳을 때 잠깐씩 실신하여
무의식 속에서도 나는 없어져도
아무 탈 없는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의식을 잡던 그것.
풀숲에서 꿩들이 살쾡이의 위험에서도
새끼들 때문에 날아가지 못하고 울부짖음 ..
그 동물적인 본능이..
봄날 아지랭이 잡으려 나서면 잡힐 듯 멀어지고
잡힌 듯 맘속을 수놓던 빛깔들이
있는 듯 없는 것인 듯한 그것인가.
2019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