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내 세상살이가 얼마나 어설펐는지.
무겁게 이고 들고 산동네에 오르신 엄니,
그걸 장만하는 내내 걱정도 모자란듯
상흔으로 남겨진 엄니의 흔적은
장롱 속 겨울 잠바에 돈 봉투,
쌀통 밑바닥쯤 내려가면 돈 봉투..
추워져도, 밥을 먹으면서도 걱정했을
엄니 생각하면 눈부터 시려오고
목은 울컥 가슴은 뜨거워서지며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지금도 따끔거리고 아프다.
지금 나는
내 자식들한테 만이라도
나를 걱정하여 뒤돌아 보이는 일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