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으로 만든 술빵
인터넷으로 레스피 참고하여
만든 모양은 그럴듯한데
기억의 술빵하고는 거리가 멀고
장날 사 먹던 맛과도 차이가 난다.
저녁 부뚜막에 반죽하여
이른 새벽 밥솥 크기만한
뒷면에는 아버지 밥그릇에만
퍼 지는 하얀 쌀밥이
고물처럼 묻어있던 술빵 맛에 쌀밥 맛.
폼 없는 못생긴 술빵!
그 고물같은 밥풀데기가 어찌나 싫었던지..
레스피 따라 만들어진 그럴듯한 빵에서
그 술빵 맛은 찾아낼수가 없네.
엄니 마음은..
나돌아 다니며 노는 남동생들
배고프면 곁눈질하게 된다고
밤새 무엇을 만들어도 가득 담아놓고
새벽일 가시던 그 바쁜 걸음의 뒷모습이 보이며
연탄불 부뚜막에 정종 유리 댓병에 담아 따뜻해진 막걸리가
식초로 익어가며 뚜껑이 퐁~열리기도하고
헹겊으로 머리 싸 자맸어도 냄새가 코끝으로 피어 오른다.
부뚜막에 올라서서 찬장안의 설탕 한숟갈 단맛과.
그 맛이 어느날엔 느끼하여 구토로 변하고 쾍쾍이던 미원맛도.
종지에 담겨진 동전들은 군것질 모르는 내게 소용 없지만,
동생들 몫. 말없는 엄니의 말이 들리는듯하다.
어린 자식들이 꼭 필요하다는 돈이란 것이..
부모 손에서 안 나가면 어디서 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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