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일기장

4월의 그림 일기 1~19

이 금 숙 2019. 2. 26. 22:52

1

목련 꽃 에서 부터

 

내가 그리는 그림의 처음은

항상 하얀 바탕에서 시작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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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목련을 그리는 중이다.

꽃송이 그리면서 편안해진다.

 

겨울 방안에 피워내는 꽃은

내가 나를 기분좋게 하는줄.

 

내 남은날 전부를 다해도 지치지 않을듯한

붓이 있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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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겨울에 방안에서 피운꽃들.

다시 곰곰히 살펴보니.

나는 그림붓 앞에서 가장 순수하네.

 

내 마음을 담았는가 하고 보니 

그냥 그대로 였어.

마음 산란하고 잡다해 지면 붓 놓고

맑아지면 색얹고.

바쁠것 없고 ,오로지 내 시선이면 충분한.

 

물론 그리고 싶은 충동이나 

감성을 자극받은 그 무엇들에서

 

하얀에 색을 얹어보지만,

꽃의 전 생을  중심으로 충실한 마음이여야 하나

그 처럼 곱게 표현되지 않는건 내 모자란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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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철없던 시절엔 야외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아량곳 없이 그렸던 어린시절

 

이제는 사람들 속에서 그림을 그릴수 없을것 같다.

발갛게 벗겨지는 느낌일듯 생각만해도 부끄럽다.

 

그렇다고 화병이나 화분의꽃은

안스러워서  못그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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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붓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건강하게 잘 살아 있는 모습이다.

 

마음이 지욕이면 붓에 색을  묻히지 못한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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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가 클레식

악기 각각 음률의 어우러짐을 듣고 있다는 것은

마음이 넓어져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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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슬픈 유행가 가사에.

팝송의 슬픈 자락을 잡고 있을 때는

속울음이 차여서 뱉어야 할때 였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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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교향곡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고,

피어날 꽃들을 아지랭이의 빛을.

 

나비의 팔랑거림을..기다리는 나는

건강하게 열려져 잘 살아있는 봄이다.

 

 

하~제대로 봄이네..내가

자꾸 꽃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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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꽃을 그린다. 지금 내가 봄이니까.

 

수채화 물감으로 그리고 있지만,

물맛이 수채화라고 말하지만

 

그 본연의 빛깔을 그대로  넣어주고,

내가 미안해지지 않음이 문제이지.

 

수채화..물감에.. 표현의 성질에

전문가 들의 말은 내게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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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하나하나 읽어가는

정독처럼 항상 진지하다

 

그려지는 꽃 한송이 한송이에

빛깔을 물 흐르듯 넣지 못하는것은.

 

내가 그 자연이 되지못하는 벽이 있음을 ..

 

어디 그림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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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마음잡지 못한 그림될때는

그대로 붓 놓으면 될일을.

 

그림시작하고 첨으로 뭉개서 지워내고있다.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네.

그냥 물붓으로 한송이 한송이 지우며 넘긴다.

아픔에 저며지고 따갑다.

..

바보처럼 웃고 까불며 살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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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이트 천지에 꽃들이

카메라 속에서의 빛들과 찬란히 빛나고 있다.

 

작가들의  시선에 공감되어 감성에 벌렁벌렁~~

 

그대로 붓자욱을 얹어 보고싶은 유혹.

 

그러나 내 물감으로 빛깔을 만드는 순간.

일순간에 시들어 버리는 것을.

 

내 마당안에서 늦둥이 꽃들이

내게서 더 오래오래 향내를..빛을

겨울방에서 다시 피어나는 것인줄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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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억의 석고뎃상

비너스를 그리면..

지 얼굴을 그리는 순수함에 웃음이 난다.

 

프로는 비너스를 누구나 공감할수 있도록

석고상 그대로 그려 놓고도

화가 자신의  감성과 영혼의 빛을  다 실어내는듯 하지만, 

 

감상자는 수준에따라 공감과

또 다른 자기 세계도 더하여 감상 할테지만.

나는 보여주는대로만  느끼는 .. 한단계 수준이다.

 

뎃상의 뒷모습까지 읽어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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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환상적인 호흡-

덩실덩실 탈춤을 춘다.

너가 추는건가 내가 추는건가.

한바탕 어울러짐이  환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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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봄은 자꾸 밖으로 부른다.

 

 나, 內의 봄은 아지랭이따라

흐드러지는 꽃잎따라 밖으로 나가니

내 도화지에  얹는 물감에는 기운이 없다.

 

꽃그림 그리다 접어두고

 

내가 꽃인양 마당에 앉히고

마음으로 시선으로  조용히.. 산과 강을 그린다. 

 

내 화려한 봄은 이렇게~~

마당에서 속으로 속으로 

깊숙히 깊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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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항상 그랬다.

 

감각은 먼저 일어나고,

 

정립되지도 않고

정연하지도 않는 이성은

나의 붓을 붙드는 것이 아닌가. 내안에서의 부조화

 

뭐~그런들 놓쳐 버린 것이 모두 마이너스도 아니며

그래서 가진것이 모두 플러스는 아닐지도..

그렇게 위로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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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바위산을 그리고

노송을 그리는 붓에는 내가 기운을 받는다.

 

내 모자라 명쾌하게 거울같은 얼굴 못지어 올리고

못난 내 닮음에  미안하고 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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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느린 붓질로 바위산을 그리다

멈춰진 붓놀림..

 

운무 속에서 아롱이다  가려졌다.

점 하나를 찍은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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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사월에 경계지어  멋찌게 보내고

오월의 붓질 시작이다.

 

사월이고 오월이 있었던가..내게.

철들어 가는것이라고 말하면서서

경계를 찾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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