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련 꽃 에서 부터
내가 그리는 그림의 처음은
항상 하얀 바탕에서 시작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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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목련을 그리는 중이다.
꽃송이 그리면서 편안해진다.
겨울 방안에 피워내는 꽃은
내가 나를 기분좋게 하는줄.
내 남은날 전부를 다해도 지치지 않을듯한
붓이 있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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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겨울에 방안에서 피운꽃들.
다시 곰곰히 살펴보니.
나는 그림붓 앞에서 가장 순수하네.
내 마음을 담았는가 하고 보니
그냥 그대로 였어.
마음 산란하고 잡다해 지면 붓 놓고
맑아지면 색얹고.
바쁠것 없고 ,오로지 내 시선이면 충분한.
물론 그리고 싶은 충동이나
감성을 자극받은 그 무엇들에서
하얀에 색을 얹어보지만,
꽃의 전 생을 중심으로 충실한 마음이여야 하나
그 처럼 곱게 표현되지 않는건 내 모자란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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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철없던 시절엔 야외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아량곳 없이 그렸던 어린시절
이제는 사람들 속에서 그림을 그릴수 없을것 같다.
발갛게 벗겨지는 느낌일듯 생각만해도 부끄럽다.
그렇다고 화병이나 화분의꽃은
안스러워서 못그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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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붓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건강하게 잘 살아 있는 모습이다.
마음이 지욕이면 붓에 색을 묻히지 못한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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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가 클레식
악기 각각 음률의 어우러짐을 듣고 있다는 것은
마음이 넓어져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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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슬픈 유행가 가사에.
팝송의 슬픈 자락을 잡고 있을 때는
속울음이 차여서 뱉어야 할때 였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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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교향곡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고,
피어날 꽃들을 아지랭이의 빛을.
나비의 팔랑거림을..기다리는 나는
건강하게 열려져 잘 살아있는 봄이다.
하~제대로 봄이네..내가
자꾸 꽃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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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꽃을 그린다. 지금 내가 봄이니까.
수채화 물감으로 그리고 있지만,
물맛이 수채화라고 말하지만
그 본연의 빛깔을 그대로 넣어주고,
내가 미안해지지 않음이 문제이지.
수채화..물감에.. 표현의 성질에
전문가 들의 말은 내게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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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하나하나 읽어가는
정독처럼 항상 진지하다
그려지는 꽃 한송이 한송이에
빛깔을 물 흐르듯 넣지 못하는것은.
내가 그 자연이 되지못하는 벽이 있음을 ..
어디 그림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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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마음잡지 못한 그림될때는
그대로 붓 놓으면 될일을.
그림시작하고 첨으로 뭉개서 지워내고있다.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네.
그냥 물붓으로 한송이 한송이 지우며 넘긴다.
아픔에 저며지고 따갑다.
..
바보처럼 웃고 까불며 살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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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이트 천지에 꽃들이
카메라 속에서의 빛들과 찬란히 빛나고 있다.
작가들의 시선에 공감되어 감성에 벌렁벌렁~~
그대로 붓자욱을 얹어 보고싶은 유혹.
그러나 내 물감으로 빛깔을 만드는 순간.
일순간에 시들어 버리는 것을.
내 마당안에서 늦둥이 꽃들이
내게서 더 오래오래 향내를..빛을
겨울방에서 다시 피어나는 것인줄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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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억의 석고뎃상
비너스를 그리면..
지 얼굴을 그리는 순수함에 웃음이 난다.
프로는 비너스를 누구나 공감할수 있도록
석고상 그대로 그려 놓고도
화가 자신의 감성과 영혼의 빛을 다 실어내는듯 하지만,
감상자는 수준에따라 공감과
또 다른 자기 세계도 더하여 감상 할테지만.
나는 보여주는대로만 느끼는 .. 한단계 수준이다.
뎃상의 뒷모습까지 읽어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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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환상적인 호흡-
덩실덩실 탈춤을 춘다.
너가 추는건가 내가 추는건가.
한바탕 어울러짐이 환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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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봄은 자꾸 밖으로 부른다.
나, 內의 봄은 아지랭이따라
흐드러지는 꽃잎따라 밖으로 나가니
내 도화지에 얹는 물감에는 기운이 없다.
꽃그림 그리다 접어두고
내가 꽃인양 마당에 앉히고
마음으로 시선으로 조용히.. 산과 강을 그린다.
내 화려한 봄은 이렇게~~
마당에서 속으로 속으로
깊숙히 깊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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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항상 그랬다.
감각은 먼저 일어나고,
정립되지도 않고
정연하지도 않는 이성은
나의 붓을 붙드는 것이 아닌가. 내안에서의 부조화
뭐~그런들 놓쳐 버린 것이 모두 마이너스도 아니며
그래서 가진것이 모두 플러스는 아닐지도..
그렇게 위로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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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바위산을 그리고
노송을 그리는 붓에는 내가 기운을 받는다.
내 모자라 명쾌하게 거울같은 얼굴 못지어 올리고
못난 내 닮음에 미안하고 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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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느린 붓질로 바위산을 그리다
멈춰진 붓놀림..
운무 속에서 아롱이다 가려졌다.
점 하나를 찍은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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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사월에 경계지어 멋찌게 보내고
오월의 붓질 시작이다.
사월이고 오월이 있었던가..내게.
철들어 가는것이라고 말하면서서
경계를 찾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