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9 년 2월은 1~29

이 금 숙 2019. 2. 1. 17:57

1

더 이상의 인연 엮여지지 않기를 바라며

인생이 좌우되는 일이 아니면.

두문불출에 마음의 중심을 세우고. 

올해를 맞이 했지만..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보여지든 보여지지 않든

미운정 고운정으로 마음 채우고,

설움을 달래며 울고 웃고

사람으로 살아있게 하는

 

그리고, 고요히 머물고,

자연을 노래할수 있는 그 모든것에는

종교이전 사람들과의 관계와 관심.. 감사하며

 

그 고마움이 물흐르듯

세월따라 흐르겠지만,

같은 곳에 같이 흐르기를 ..

 

이 편안한 마음이 그들도  나와같이  

편안하게 서로 전이되어 지기를..

 

늘~ 같이 흐른다는 생각에 무서움없고

모자람 없이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맞이한다

 

사람 무엇으로 살아가는것인지..

나는 무엇으로 살아내는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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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러네.. 술래잡기..

한 두어번의 술래잡기

 

얼굴도 이름도 기억 없는 동네 언니의

따뜻하게 끌어준 손길만 기억에 남았네.

 

그렇게 시작된 술래잡기.. 어쩌다 술래가 된 나.

 

눈감고는 느껴졌던 발자욱은 다 어디로 갔지..

먹먹하고 멍하니 서있는 그 소녀

 

이곳저곳서 어름어름 느낌은 와 닿으나

발길을 옮길수 없었다. 모두들 한편이되고

혼자가 된 그 무서움..

 

차라리 나 혼자인 방안이 더 아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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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는 모임에서 곧잘 강강술래를 만든다.

동그랗게 그려진 손에 손 안에서

모든술래가 긴장되고,손수건 하나잡고

춤추는듯 뛰고, 달리는 술래의 그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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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통보다 쬐금 낮은 수준의 숫자가 내 아이큐 일것이다.

아이큐 검사라 하네..

시간제한 없고 다 체크 되면 나가도 좋단다.

잘 되었다. 어치피 내 점수에 관심 가지는 사람이

주위에 없지만, 점수와 상관도 없다하니.

보던책이 어떤것이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처구니 없는 그날의 그 소녀 모습은 생생하다

 

뭐든 정독하던..

그날은 대략 읽는둥 마는둥 감각으로 체크하고

많은시간을 벌었으니.. 즐거움에 교실을 나서서

보고싶은 책, 눈치 볼일 없이  신나게 읽었으니..

그 어이없는 장면에 가끔씩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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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많이 흐리거나 비오는 날에는

밖으로만 싸돌아 다니던

남동생 둘 데리고 방안에서 놀이를 한다.

 

좁은 방 구석구석에 흘러간 신문지 ,

열심히 공부한 흔적없는 공책들.

쌓여만 있는 지나간 교과서 한두 페이지. 

지난 달력,..딱지....

 

자~~우리 종이찢어 버리기 놀이다..

지금부터 저 헌 종이들이

흔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찢어내기 시작~

 

힘 남아 넘치던 동생둘.. 함성까지 울리며 찢기한다.

그리고 뿌려 올리면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듯 또 함성이다

작은 방안에 커다란 하늘이 펼쳐지고..

 

그리고 푸대에 담기다.

지금은 가장 작은 눈송이같은  조각 하나도 보이지 않을정도로..

신나고 신나는 일이였다. 깔끔한 대청소.. 어차피 불쏘시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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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맑았던 하늘의 비

비에 후출 젖어 들어오는 동생들..

다 놀지 못하고 들어서는 우울이 흠씬 젖어있다.

골목은 조용하다.

그 와글와글 아이들의 목소리 어디로 갔는지..

 

자~이 골목에서 저 골목까지 비 보다 더 빠르게 달리기다.

누가 먼저 돌아오는지 ..시작~~

 

골목은 우리들 셋이 차지하고

그 와글거리던 아이들 소리는 동생 둘이면 충분이 넘친다.

 

첨벙첨벙 질퍽질퍽~~신바람나는 함성

두팔을 벌리고 뒤따라 뛰어가는 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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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 오는 날의 슬픔은 ..

하교시 갑자기 내리는 비 맞고 집에 가는것쯤이야..

엄니, 언니, 오빠들이 우산들고 기다리는 것은 부럽지도 않다.

 

찢어진 우산, 살대가 내려 앉은 우산을 들고 학교에 가야하는것.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예쁜 우산 아니래도 좋겠구만..

그 우산으로 동생과 같이쓰고 걸어가는 뒷모습에서도

눈물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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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렇게 자꾸 흘려내면

내 속이 비어질까. 더 잡다하게 채워질까.

바다를 좋아하는 남동생들은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배고픈줄도 모르는가

때 되어도 집에 들어 올줄도 모른다

 

새카맣게 탄 피부에 소금알갱이가 반짝 거린다.

등목을 시키면서 벗겨지는 피부가 때 같아서

빡빡 문지르고 문지러도 계속 나오니

속이 상해서 투덜거리고 발갛게 되어 아팠을텐데

잘못 저지른 아이처럼 얌전하다

 

내 살결에 상처난듯 오래토록 나만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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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남동생들의 성격도 다 각각이지만

공통은 강하다.

 

종일 혼자있는 누나를.

잘 보살펴야한다고 말씀하셨을지도 모르겠다.

 

밖으로 나돌며 의리니 정의니하며 힘을 내세우던 넘들.

혹, 울컥 누나에게 대들까봐 염려하셨을듯.

 

내가 야단치면 ..

눈도한번 치뜨지 않는건..당연한것으로 생각하고..누나니깐..ㅎ

 

내게도 일러주신다.

지나치게 야단치지 말라고, 혹 엄니 자신도 안계신데

왈칵 대들면 너 서러워서 어쩔꺼냐고..잘 달래라고..ㅎ

 

동생들 모두 이 못난 누나,언니에 깍듯한 높임말을 한다.

 

그래도 엄니 돌아가시니 친정이 없어진듯..

엄니 옆자리 상석의 불편한 방석 없어진지 오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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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하루종일 혼자 방에만 있어도

엄니 곁에서 노는듯 잘 놀고있다.

 

일에 익숙하지 못해 엄니를 도울수 없어 안타깝고

바쁘고 일 많아 누우시면 끙끙 앓으시니.

 

오히려 같이 잠자는 시간이 무섭다.

맘 같아서는 끈으로 엄니와 나를 묶어 놓고싶은 ..

 

살이가 고달파서 

세상모르게 잠든 사이에

혹 봇짐싸서 가 버리시면 어쩔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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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많이자란 그 소녀의 새벽은

언제 일어 나셨는지 새벽밥 지어서 차리며

"숙가! 어서 일어나 세수하고 밥먹고 학교 가야지."

바쁜 마음에 부엌에서 온 동네 다 들릴정도

큰 목소리로 깨우시면..부끄럽기도하고

나는 시집 못가겠다.

잠이 많아 새벽밥을 지을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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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밥솥 크기 만한 엄니의 술빵은 참 못생겼다.

밥풀이 우두둑 묻어있는 빵.. 오늘의 간식거리다.

참 싫다. 밥풀 없는 매근한 냄새 향기로운

그런빵은 못 만드셨나보다.

분배하여 동생들몫과 공평하게 나눠 놓고

내몫은 한번더 나눠놓고는 잘도 먹는다.

동생들 먹을때 나도 같이 먹어야 했으니..

 

엄니 술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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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외 할아버지 갓 쓰시고

라디오 틀어 놓으시던 모습, 

곰방대 탁탁 두드리시며

시조를 읆으시는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박씨 양반의 자부심이 대단하셨으며

365일 집에서 담은 막걸리 떨어지면 안된다 하셨고

엄니는 밀주단속에서도 막걸리 걸러서

떨어지게한 일이 없으셨다 하시네.

 

외할머니는 목소리가 울리시는 분이셨고

일곱명의 자녀를 두시고

평생 여행 거의 않으신 분으로 기억한다

 

두분 장수 하셔서 90을 넘기신 분

 

외할머니는 불교신자 였던.

정정하게 사시다  자신이 돌아가실 날을 아시어

자녀들을 모두 불러 보시고

불편한 몸으로 자신의 산과 밭, 논을 다 둘러 보시고

목욕 시켜 달라셔서 깨끗하게 씻으시고

주무시는 상태에 곱게 돌아가셨다.

 

외삼촌 네분 각각의 성품에

대단히 강하신 분들였던것으로.기억한다.

딸셋을 순한양 같으시고..

 

가지많은 나무 바람잘날 없다 했던가..

항상 웅성웅성한 집안의 중심에 외할머니..

어릴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중심 에너지 원이 아니였을까..

흙만 만지고 계셨던 ..그 분의 품이 그립다.

 

모두들 의견이 분분한것을 보면서

엄니 생각이 나고, 외할머님이 그리워졌다.

각자의 기를 다 살려서 아우러 내신 위대하신분..

 

엄니는 흙 같아야 할것 같다.

분분함의 중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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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햇살이 환한 낮시간인가봐

돌담 구멍사이사이에

조개껍질 빤주깨미 넣으며

혼자 중얼 거리는 꼬마..

단발머리에 꽃신 신고 원피스입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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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꼬마를 자갈돌들이 햇살에 눈부신  강가에

쪼구리고 앉혀두고, 한살위 사촌 오빠는

돌들을 모아 성을 쌓아주고 있어

꼬마소녀의 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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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이 아득하고

징금다리는 할머니 손잡지 않으면 못간다 했어.. 

 

먼 친척 할머닌 색이 고운 보자기를 이고

꽃신 신은 꼬마는 물젖을까 노심초사

할머니 손잡고 강물을 건너고 있어..

햇살 좋은날에.

 

그리고 강둑을 지나

논둑을 걸어가고있는 뒷모습

아련히 멀어져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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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

 

17

실뜨기에..설레인다는 것이

가슴속에 잔 물결이 잔잔한 파고로 이어지는건가..

 

다닥다닥 붙은 골목길에

서쪽산이 붉게 물들어 갈때쯤

깡통차기 사방치기. 구슬치기 고무줄놀이 잣치기 술래잡기등..

아이들 목소리는 더 요란해지고.. 부산한 기운이

깊숙한 방 안으로 들러든다.

 

그 놀이 마당에  한두번씩 어눌하게 어울려 보았는지.

놀이의 모양, 움직임, 아이들의 모습은 더 선명하다.

 

여름밤의 골목,.평상에 누워 밤하늘풍경을 보는것은

동화속의 이야기며, 옆집 앞집 아이들의 이야기일뿐..

 

밤하늘 풍경은 강력한 유혹, 호기심이지만,

내게는 스스로 내려진  자연스러운 금기 사항였던듯.. 

 

실뜨기 해 보고싶다..아이의 마음이 되어본 하루다. 

 

아름다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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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0216

만화로 그림을..

공책 뒷표지에 인형 그림을 그리기 시작

그때부터 친구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서로 경쟁하며 공책을 내밀며 그려 달라고

책상엔 공책이 차곡차곡

내 인형이 가고 싶은 거리만큼 쌓여있다.

 

그림의 빛깔은 늘~

친구들속에 있게했다.

마치 향기나는 꽃과 같이  

 

분필 동가리가 내게 오면

하얀 인형이 되어서 친구들 곁으로 갔었고

그 말없는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오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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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중, 고등학교 교정

오늘은 여기서 내일은 저곳에서, 저 나무를..

이젤 펼쳐놓고 그리고 있으면

나도 한폭의 그림이 되었던가보다

선생님들과 몇마디 대화 없이도 가까워졌고

소위 말하면 한가닥하며 무리저어 다니던 친구들도

양처럼 순한 얼굴로 곁에 앉아서 이런저런 속내를..

그리고 이쁘게 보지 않을듯한 그들의 생활과

자기 입장을 변명처럼 풀어놓는다.

 

이젤이 어디서 펼쳐지는지를 기다리며

찾아오는 친구들의 이야기들에

나는 너가 되어보고,  너는 내가 되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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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선생님~~

부모님 같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늘~곁에 계셨다.어디에서나..

 

국교 5학년 교실이 도서관이였고,

담임선생임의 관리셨나보다

 

내게 책장 관리를 맏기셨다. 

수업은 귓둥으로..

책장에 빠져 살기에 딱 좋았다.

 

맡은 책장을 분류별 정리로하지 않고

책표지의 색깔별로 정리해서 꽂아놓고

차근차근 다 읽어내고 두리번 거리다

저학년 동화책까지 모조리 읽어댔으니..

 

교실안보다 사방 팔방으로 날아다니는

상상의 세계에 날개를 달아주신 분이셨던..

 

이 나이에도  고마우신 선생님들의 마음이

뜨거운 것이 흘러내리게 하여 살아있게하는..

생명수 같다.

 

그것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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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햐~~

6학년 담임선생님 성함이 0보건 선생님셨다.

그 성함에 맞춰.. 체육담당 선생님.

그때는 전과목중 이름붙인 담당이 있었나보다

 

만화그림이나 그리는 내가 .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야 되는 이유를 별로 모르는 어리버리.

귓둥으로 듣는 수업에도 성적은 썩 나쁘지 않았던가보다.

 

책펴면 그림이 스캔되듯하고

그 그림으로 대략 내용 마추기씩으로

그리고 거의 마음을 날려보낸다.

 

60명~~그 이상 정도의 반 학생

중학교를 어디에 많이 보내는가가 선생님들의 평가였을지도..

난 체육점수 20점 만점에 꽝이다.

선생님은 체육점수 쬐끔만 끌어 올리면.. 가능성였던가 보다

 

점심시간 전 단체 보건동작,,그후의 일은 내게 지금도 무섭다.

개인교습 ,, 수류탄 던지기.. 기껏 던지면 내 코앞에 떨어지고

달리기.. 오래달리기는 그럭저럭 인데

철봉 턱 걸어 매달리기 몸무게 수월찮은데 올를수 있겟냐고..ㅎ

 

휴~계단을 뒤 따르시며 뛰어 오르게하고

뛰면서 내리는 계단.. 아찔아찔.. 등뒤의 선생님 구령

지금은 사라졌지만

어른이되어도 계단에서 떨어지는 무서운 꿈

고소 공포증 비슷한 증상에 시달려야했던..

 

아버지의 단호한 결정으로

내 마음껏 기를 살려준 중,고등 6년을 편하게 다녔다.

공부에 매달리지 않고, 넓다란 보호막이 되어줬던 교정과 선생님,

그리고 몇십년 평생의 벗들..

 

 

 

그 기억에 덧붙여 잊혀질수 없는 뒷 이야기..

어리버리 합격하고나니

선생님게서 조용히 혼자 불러내어

지금 학교에서 교무실일을 도울 사람이 필요한데

네가 그일을 하면 딱 맞을듯하고,집안에도 보탬이될것이며

야간 중학교에 추천해줄테니 부모님께 말씀드려 보라고.

선생님 말씀이 전부 달달한 사탕 같았고 신나고 흥분,

엄니께서 내 느낌을 그대로 감지하신듯 환해지신다.

아버지의 극도의 흥분은.. 노발대발 난리난리..

그리하여 누구보다 먼저 중학교 입학원서와 등록금 냈던기억..  

가난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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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누나가 그림을 제법 그린다는 이야기 뒤에

한주먹을 크게 만들고서 쬐끄만것이 의리니 정의니

어디서 배운 단어들인지.. 집 밖으로만 나돌던 남동생.

숙제로 낸 그림이 있었던가보다.

"누가 그려줬어"

"제가 그렸는데요"

" 이자식 바른말 해, 누가 그려줬어"

"제가 그렷는데요!"

...

얼마나 많이 맞앗는지를..

 

어느해인가 아버지 제삿날  웃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

 

" 우리집은 언니 외엔 그림 '그" 자도 꺼낼수 없었다" 고

어린날  반에서 선출되어 학예회에 참석해야하는데

미술대회 "참가비 200원 주세요" 그말을 감히 할수 없어서

집안에 공병, 헌책등을 모아 머리에 이고 막내동생 앞세워 고물상 가는길에

목뼈가 부러지는게 아닌가 싶을정도였다고 ,,겨우겨우 참가비 마련하여

입선으로 입상한 상장은 엄니 아버지께 내놓을 자랑거리도 뭇되었다고.. 

 

그해 제삿날은 가슴 아픈 동생들의 이야기,,

한 나무에 자라는 은행잎도 햇살이 좋은쪽과

뒷그늘 가지에 달린 이파리의 피어남도 단풍이 드는것도 다름이고

즐거운 사람뒤에 힘들고 슬픈 사람들과의 엮여져있음이란..

 

그리하여 중학교 입학식 치뤘고, 새교복은

가난하고 않고가 일단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 걍,, 내생각.

집에 티브이 있는가, 전자제품이 무엇무엇 있는가의 조사는..

문화시설의 가늠였겠지 뭐.. 그거야 어느집에서보다 앞선 집였으니..햐~

 

입학기념 가족 사진을 찍으려는데

또, 남동생이 없다. 집근처 3.15 극장..

"0철이는 영화관 입구로 나오세요 아버지가 찾습니다"

관내 방송으로 나온 아이의 얼굴에 깜정이 묻었단다.

영화관 뒷구멍으로 들락날락 하는걸 아시는 어른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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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신흥표 성냥곽 성냥 다 쓰고

뚜껑 막아서 저금통으로 어쩌다 생기는 돈

저금한다.. 한가득 모으고 싶은데

동전이나 지폐넣고 흔들어 보면 맨날 그대로다.

어버이날 종합선물셑 과자사서 선물하고

동생들과 나눠 먹는것이였지만..^^

크리스마스때 동생들 과자 사주고

몇번을 그렇게 했던 기억..

 

저금통 돈이 자꾸 작아지는것 같다고 엄니께 말씀드렸더니

인쥐가 있나보다..하고 웃고 넘기신다.

쬐끄만게 사회생활에 활발한 인쥐가 야금야금 파 먹는줄을 눈치채고

재미없어서 그만둔.. 훗날 이실직고하는 인쥐님..

 

마루밑에는 구슬이 한가득 딱지가 한푸대..ㅋ

 

돈을 지혜롭게 쓸줄을 모른다 나는..

그래서 맨날 가난하다.

 

돈 별로 필요없는 시골에서

사회생활 없는 지금이

제일 부자로 사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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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11

국민학교 입학식이 가까웟던가 보다.

이발소 의자위애 나무판떼기 올려 그위에 앉아있다.

주변의 낮선 느낌, 온통 긴장에 동그란 두눈 이리저리 굴리면서

 

그전에는 머리를 어떻게 깍았는지 별로 의식이 없지만,

애기때의 흑백사진 보면. 못난이인형 스타일의 단발머리다.

 

그 무서운 이발소.. 저녁에 아버지께선

딸아이 머리를 잘랐다고 섭섭해 하시는.

그 말씀에 다시는 이발소 갈 일 없겠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

 

"머리 누가 빗어줬지?  엄니께서 빗겨주셨겠구나.."

선생님께서 곁을 지나가면서 하시는 말씀..

나는 대답없이 얼버무려 긍정으로 답해 버렸다.

 

아침마다.두가닥 머리땋기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손의 감각으로 뒷 가리마에 머리카락 한올까지도

흐트러진듯하면 다시 빗고..

주변의 모두들이 참하다..한마디씩 들을 만치 공들여서..ㅋ

 자신 있었지만, 여유로운 엄니의 손길이 부러웠던터..  

 

4학년때 그 긴머리 잘라서

변하지 않은 쇠 다라이와 쌀씻는 함지박으로 바꾼..

지금도 친정에 쓰고 있나 몰겠네..

 

그날, 엄니의 솜씨로 몬낸이 단발머리로 자르고..

아버지의 서운해 하시는 말씀 듣고..

아버지의 직언적 딸 사랑을 느낀.

 

여중 들기전까지 긴머리..

 

세월지나 딸의 머리를 내가 빗겨주면

그 야무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김에 아플듯하여 느슨하게 빗겨주면..

아무말 없이 방에들어가 다시고쳐묶는 딸을..못본척..ㅋㅋ

 

그딸이..외손녀 앉혀두고 가위들고 머리 자르는 모습에

엄니, 나, 내딸, 손녀.. 함께보며 속으로 웃었던..

 

그 기억의 장면을 일어낸 그림한점.

그림에 겹쳐지는 또 다른 내 그림같은 풍경이 아련하여 적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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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

빨간 골덴 양복한벌.

윗 저고리 카라와 호주머니에 꽃수놓인 새옷입고 

가슴에 하얀 가제수건 접어 옷핀으로 고정..

그땐,왜 손수건을 가슴에 다는지 알수 없었지만..

 

엄니는 퍼머 머리에 분바르시고,

외출시에만 덮던 통영누비 포대기로 동생업고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크다란 운동장 먼지를 날리며

이리저리 우루루 몰려다니는 낮선 광경..

엄니를 잃을까봐 돌아보고 또 보며

그 포대기의 색만 찾아서 눈으로 점찍고..

 

뭐가 뭔지도 모르고 국민학생이된 어리버리..

 

어느날 하교시  몇명을 선출하여 강냉이 빵을 쥐어준다.

왜 선별되었는지는 후에 안 일..

우리집 사는곳이 판자촌이라 내가 가난한집 아이라는 사실

그렇지않아도 애들과 어울림이 없었지만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온일이 없다

 

빵 받으면 침이 꿀걱꿀꺽 넘어가지만.

동생과 나눠먹고 싶어서 품고오는 이쁜아이..

 

*판자촌에 살면 가난하다는

생각으로 고착되는

엄니... 사철 몸빼 입으시고

겹겹이 입는 옷에 선창가 비린내

자신의 향기가 가려진..

나는 엄니를 더 아프기 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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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판자촌

대한통운..연립씩 판자집 다닥다닥

훗날 열평정도?  불하받아 곁을늘려 새로단장한

13평정도의 방두개 마루 부엌 다락방 문열면 바로 골목인..

 

아버지...

시골서 나름 대궐같은 집의 둘째아들

나와 남동생 낳고.. 시골서는 아이들 공부시킬수 없다고

5살박이 나와 세살 동생 데리고 분가..

그외의 집안의 사정도 있었던것으로..

 

도심속 잠시 거쳐 갈것이라고..살게된 판자춘이

순둥이지만 고집이 있으신 엄니는

돈벌러 다니기 편리한 집 떠나지 않겠다하니..

 

엄니는 애들 먹고 입히는것이 신앙이셨지만

 

책읽기와 , 음악, 서예, 서각에 능하신

학같이 곱고,  낭만적이신 아버지께서는

판자촌이 점점 숨 막혔을듯..

 

딸은 밖을 나가지 않고,

아들은 밖으로만 싸돌아 다니며..

 

바른생활 골곧은 성품의 젊은 아버지의 도시생활

부디치고 부서지고,, 내 중학교 들어갈 무렵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폭주..점점 중독 되어 가는듯..

 

그무렵부터 나는 학교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학교의시설이며 자연환경에 숨통이 열렸을듯하다.

 

 

** 아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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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0210

 

꽃바람~~

그해 매화향기는 유난히 짙더니

멀리도 날아 갔었나 보다

 

젊은 여인들이 꽃인양 치장하고

꽃길따라 와 녹차 잎을 따는가..

지들 향기 뿜어내느랴 하하 호호

 

도시의 빌딩숲속 처자식에게서도

절간에서도 자리가 없는 파계승은

 

어중간한 중턱에 지장보살 모셔놓고

차꽃 피어나면.. 매화 피어나면 그 향에 취하고.

 

조용하던..마냥 손길,발길만 바빠 동동이던

녹차재배에는 제법 소문이 났던가..

명품 자부심으로 으쓱 했건마는

 

멍석에 찻닢,,가마솥에 덕는다.

널어 말린다, 동동 둥둥 떠 다니시더니

 

그해 茶香에는 모두들 화근내가 난다는데

정작, 자신은 茶香이 더 좋아졌고 우기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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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0209

라벨 '볼레로' 

카랴얀 지휘

 

반짝이는 한줄의 실이 바람에 날리고 

팔랑이며 날리우는 또 한줄기는 그뒤를 뒤따르고..

연이어 각색의 실줄기들이 끝없이 나르고 있다

부는 바람에 파도처럼 물결같이 일렁이며

 

각색의 실타래 끝없이 풀리며 날아 오르며

한방향의 바람에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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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이월은

두어그릇 떡국에 헤지도 않을

한살 숫자를  얻을것이고

 

보라색 냉이국이 있을것이고,

몇포기 남겨진 배추국이 있을것이고

 

팥물들인 밥그릇에...시래기 나물..

보름달 두둥실 떠 오르면

내 마당에도 달집까지야 아닐테지만

달그림자 쉬어가는 곳에 불 피워 올려 봐야지..

 

아마도 올 보름날은..

아버지 꾕과리 소리는 들리지 않을듯 하다.

 

묵은 욕심 태워내고

씰데없는 옷가지도 좀 태워야겠다.

내손으로 불사르야할 사진첩도..

 

그리고 아버지의 제사가 있을 것이고

현몽하시어 돌아서서 가시었지만..

울어도 소용없는 흘러내릴

내 통곡은 남은듯하다.

 

 

그리고 이 마당에는

겨울을 밀어내는 바람과

봄을 밀고 드는 바람의 회오리에

아지랭이의 무지개빛이 피어날 것이다.

 

이제는 진정 꿈꾸지 않고 살아도 좋을 나이가 아닐까..

꿈꾸지 않는데 슬플 이유고 없고, 자유롭지 못할 이유도 없다.

 

약아져서 무서움도, 두려움도 곧잘 피할줄 아는 내공도 생긴듯하다.

 

 

 

 *믹스 커피 양 줄이고.

내가 내게 부리는 엄살도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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