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를 산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왔네.~~
빌어먹고는 살아도 조아리고는 못살겄네.
아홉칸 대궐같은 집에서 비단옷입고
대청높이 홀로서서 호령하는 니도 하루살이.
빌어먹는 밥한술에
오밀조밀 바가지 장단으로
하하호호 각설이타령으로 답례하고
배두드리며 살아도 하루살이.
여보게 짐승같은 하루라 손가락질 마소.
세상사에 조아리는 그 욕망에
꽃이 핀들 제대로 보이겠소.
잎이 진들 제대로 볼꺼나
새가 노래한들 들리겄나.
어떻게 사는게 더 인간적인지
자연같이 사는거이 어떤건지
각을 지어 따진들 어디에 쓸거요.
태어나서 세상살이란게
빚지고 사는세상.
하루빌어 하루살아도
조아리고는 못살겄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밤새 소리없이 내린 눈이
모두를 다 덮어 놓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