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감상자
왜 그 그림자가 슬프게 와 닿았는지
그 그림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보지 않고도 보였던 등뒤의 그 눈동자를
동상같이 굳어 버린 붉은 벽돌 같은
소녀의 뒷모습에 내가 턱~닿아 버렸음이다
오랜 옛에 갇혀있던 그 소녀를 보았다네.
이제 그 소녀는 더 깊숙히 갇혀진 곳에서
그 붓으로 그리는 등 뒤에 선
눈동자가 되었으니.
그 무엇으로도 지워내지 못할 원죄..
겹겹히 재여서 돌이 되어버린 소녀
현세에서 풀어낼 수 없다면.
다하지 못한 인연이
사슬 같이 엮여져 어이할꼬.
그 그림에 잊혀지지 않는 눈동자가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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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서 그린 화가는 온데 간데 없고,
아니 몰라도 좋으나, 그 그림을 그린 공감력은
내게 남아 잊혀지지 않는 그림으로 남아 있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몫과
감상자의 몫이 따로 정해지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