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태춘의 '북한강에서'

이 금 숙 2018. 11. 27. 12:00

저 어둔 밤하늘에 가득 덮힌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리를 짙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나와 그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이름과

또 당신이름과 그 텅빈거리를 생각하오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오


짙은 안개속으로 새벽강은 흐르고

나는 그강물에 여윈 내손을 담그고

산과산들이 얘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얘기하는

그 신비한 소리를 들으려 했소

강물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맘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딫치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오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곁에 오래 머물때

우리 이젠 새벽강을 보러 떠나요

과거로 되돌아 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소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거요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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