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타임

바위산

이 금 숙 2017. 5. 1. 13:41

육신은 고향흙에서 삭여내고 싶으시지만,
자리가 없음에 속내 삭이시고,
자식들이라도 편할 마산 공원묘지로 말씀하시더니
마음의 말씀대로 너무도 일찌기 고향흙에 묻히셨다. 
 
동갑부부로 늘~ 아옹다옹이 사랑인양 하시더니
흙으로 보내고 17년을
특별한 음식이 있으면 먼저 올리고,
집안의 중대사가 있으면  혼잣말처럼 의논하며
지아비를 신앙인양 모시더니.. 
 
마음의 말씀은 지아비 곁에서 흙으로 삭이고 싶으시지만
역시 자리 없음에 속내 삭여서 하시는 말씀, 
 
그럴바에야 화장하여 뼈골 멈춰두게 하지말고
기세강한 바위산의 깨끗한  바위곁에 뿌려 달라고 하시더라. 
 
두분의 못말리는 아옹다옹 사랑에 
그야말로 딱 붙은 곁의 한자리에 한봉분으로 가셨다. 
 
왜 바위산 이냐고?
깨끗한 바위산의 바위는 휼룡한 학자를 형상화 하시고
공부 많이하여 다음생에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 
 
칠남매의 중간에 태어나신 분
다른 남매들은 나름 공부를 하셨는데
학교를 못다니시고
어깨너머로 얻은 글이라
어름어름 겨우 읽는 한글,
갑갑함에 가슴 맺힌 서러움이셨던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글을 다 깨치시고
초등학교 1학년때 쓰는 국어 공책 한권에
연필로 또박또박 쓰신 명필의 유행가 가사를 읽으며
가슴이 녹아 내리더라. 
 
지아비 곁에 묻히고 싶은 속내를 포기하고
바위산을 말씀하신 뜻을 제가 받고 싶슴니다. 
 
저는,휼륭한 학자의 소원도 아닙니다. 
 
나무처럼 이 세상 보내고
인연있는 모두에게도 희미해 지고,
아쉬움도  없는 육신은, 한줌의 재가가 되어
기세좋은 바위산 곁에 흩어져 바람이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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