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
그 옛날, 경남 고성군.
정월의 농악놀이는 보름까지 이어진다.
아버지는 꼬깔모자 써고 우쭐우쭐~~
장구 딩가딩가 치면서 밤내다리
고성 너른 들판으로 빙글빙글
어떤날은 치마 저고리 여장으로
새색시 걸음으로 사쁜사쁜~~
환한 웃음 머금고 태극문향 그려진 소고치는
잘생긴 외모에 악기로 흥을 잘 돋우니
인기는 이웃마을까지.. 연예인 같으셨다 하네,
도시의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정월이면
엄니 직접짜서 만든 명주 바지,저고리
한복 곱게 입으시고,설 다음날 부터
동네 어른분들 청하여 식사 대접하셨다.
담배 한갑씩 들고 오신 할머니 아주머니..
하얀백지에 명필로 한문풀어서 쓰시고,
구수하게 읽어주는 토정비결,
고운마음 부드러운 언어로 풀어 읽어주는
다달이 희망을 한껏안겨 주시는 일년신수.
곁에서 재미나게 들으며 자란 나의 어린시절
설명절 우리집 풍속화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