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복잡다나한 세상에서
얼기설기 얽힌 실타레를
풀면서도 견디고 살아가는데
내가 너무 덥다는 말은
쓸데없이 덧붙이는 열기일지라...
순한 저음의 매미 소리에
옥타브 높인 참새가 짹짹 하고
문앞을 스치며 나를 일깨운다.
한여름 한낮의 햇빛 찬란한 마당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는 해바라기,
단수수 꼭대기에는 열매를 조롱조롱달고
실바람에 너울너울 춤추네
수세미 길쭉하니 기운을 자랑하며
끝없이 노란꽃을 피워내고,
커다란 토란 얼굴은
애교를 부리며 도리질을 하고있다.
마당으로 나간다
백일홍 형형색색 뽐내고 있었고,
연잎은 행복한 기운으로 빵긋빵긋이며
대추나무는 대추가 무거워서가 아니라
다닥다닥 붙은 대추 구석구석 익어라고
가지를 축축 늘여뜨려주고 있었다.
올해 죽순으로 나온 대나무 다섯그루는
신선한 바람을 일어내고 있네.
아~
올 봄 동네분한테 선물받아 늦게 옮겨 온 장미는
새순이 나는것 만으로도 고마운데
언제 봉우리 맺었는지
빨간장미 한송이를 피워내고 있었다.
나만 덥덥한 선풍기 바람에 갇혀서
확확 거리고 있었네
점심먹고 오후엔
찬란한 햇빛 속으로 나와
비 오면 질꺽이는 마당에 돌바닥 깔면서,
땀 흠뻑 흘리며,
나도 여름꽃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