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일기장

이웃 친구

이 금 숙 2016. 5. 3. 19:54
밭 건너 옆집 아주머니.
나이를 떠난 이웃친구다.

밭일이 유일한 취미라고 말하는.. 삶을 사신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쪽을 바라보고
내 눈길을 찾으시는분

작년에 오랜 지병이 있으신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홀가분한 속내 감추지 못하는 순박한 사람. 

어쩌면, 이승이나 저승이나 애써 구분하지 않는

초월함 인지도.. 


 
심장병으로 늘~ 약드시고 계시더니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멘다네.
의사는 자녀들에 마음준비를.. 
 
그집 전봇대에 까마귀 한쌍이 계속 울더니.. 
 
몇가옥 안되는 동네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넘나들며
아슬아슬 위기를 넘기는 분들,
한계절 넘기고 세찬 바람 한번 지나면
폭삭 시들어 버리고,
그러면서도 잡초같은 끈질기고 강한 삶의 애착으로
다시 기운을 올려  한해 한해를 더하서
모두들 연세가 많으시다. 
 
부디 그 위대한 애착을 놓지 마시기를.. 
 
그분의 극락은 분명
흙이 포슬포슬하고
뒷뜰 살구나무가 든든하고  
대추와 포도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이곳일 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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