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을 바라보며
강가에 서있는 나도 그림이여라.
하얗게 비워진 도와지 위에
멈춰버릴 이 순간,
살아 온 많았던 날들 중
마음 도와지에 몇점 남아있는 그림처럼.
서산으로 넘으려던 해도 뒤돌아보며
강물 깊숙히 해인찍고 한숨 멈추니
실바람 잔물결 일어 은빛 흩날리네.
강태공 괜시리 빈 낚시줄 던져
은빛줄기 낚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외가리 흐르는듯 날으니
어부의 작은배도
멀찌기 산 그늘따라 사르르 흐르네.
이 그림들이 하얀마음에 각인되어
내 살아갈 날들에 선물이 될 이순간이여라.